새해 첫날, 대부분이 이불 속에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있을 시간에 우리 가족은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섰다. 2026 선양 맨몸마라톤. 이름만 들으면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우리에겐 그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작년 10월에 응모했던 2026 선양 맨몸마라톤 래플에 당첨되었다는 문제를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은 자주하지만 7km를 달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지만 일단 참가비부터 입금했다. (어른 : 3만원, 아이 : 2만원)
여느 마라톤 대회랑 비교하면 참가비는 혜자스러웠지만 5명 가족이 참가하기위해서는 12만원의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달리면서 보니 어른 1명만 참가신청하고 온가족이 뛰는 가족도 보이더라는….
이번 마라톤은 가족 모두가 함께 참석한 첫 마라톤이었다. 게다가 참가자는 어른들만이 아니었다. 6세, 7세, 10세 아이들이 함께 뛰는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 맨몸마라톤이었지만… 영하 10도의 현실
타이틀은 분명 맨몸마라톤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엑스포공원에서 진행되어 9시에 출발하여 9시 15분쯤 도착!! 하지만 당일 아침 기온은 영하 10도. 배번을 수령하고 행사장을 아이들과 잠시둘러봤다. 아무래도 맨몸은 안되겠다 싶어 맨몸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아이들 건강이 더 중요하니까. 나또한 아이들을 케어하려면 몸에 열을 낼 수 있게 뛰지 못할것 같아 맨몸은 포기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정말 뜨거웠다. 강추위가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과 맞서는 열정이 넘쳐났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 마라톤을 찾는구나.” 몸보다 마음이 먼저 데워지는 순간이었다.
🏃♀️🏃♂️ 가족 각자의 레이스
2026. 1. 1. 11:11 출발!!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팀이 나뉘었다. 첫째는 엄마와 함께 먼저 앞으로 나아갔고, 나는 둘째와 셋째의 손을 잡고 뒤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맞췄다.
7km라는 거리는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거리인데 아이들에겐 더더욱 긴 여정이었다. 중간중간 “아빠, 조금만 쉬면 안 돼?”라는 말이 나왔고 그래서 우리는 걷고, 뛰고, 다시 걷고를 반복했다.
🚫 유혹을 넘어서, 끝까지 정직하게
코스 중간, 다리를 건너 코스를 이탈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솔직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아이들도 “저기로 가면 더 빨리 끝나는 거 아니야?” 하고 묻는다.
그 순간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느려도 괜찮다. 끝까지 정직하게 가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결과보다 중요한 태도가 있다는 걸.
그래서 우리는 그대로 코스를 지켰고, 숨이 차면 멈추고, 다시 웃으며 뛰었다.
🏅 완주, 그리고 새해 첫 떡국
결국, 우리 가족 모두 완주했다. 첫째는 이미 엄마와 함께 골인해 있었고, 둘째와 셋째는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 결승선을 넘었다.
마라톤이 끝나고 행사장에서 나눠준 떡국은 정말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추위에 지친 몸에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아이들도 말없이 그릇을 비웠다.
그리고 어른 참가자 기념품. 무려 선양소주 세트. 아빠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
🌱 올해의 행운, 내년의 약속
이번 마라톤은 운이 좋게 추첨에 당첨되어 참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감사했고, 더 기억에 남는다.
새해 첫날을 이렇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 아이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서 같은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는 것이 올해를 잘 살아갈 힘이 되어줄 것 같다.
내년에도, 가능하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 그땐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지금보다 더 긴 구간을 웃으며 뛰고 있겠지.
2026년의 첫 페이지, 우리 가족은 이렇게 함께 완주했다. 🏅
나중에 이전 참가자에게 들은 이야기 이지만 10년전 마라톤 붐이 일기 전에는 참가비도 없었고, 참가하는 아이들에게는 만원짜리 신권으로 세뱃돈도 줬다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