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대구마라톤 준비를 위한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을 마쳤다. 아직 도시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집을 나서 천천히 몸을 풀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마음만큼은 유난히 복잡했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거리 소화가 아니라, 다시 한 번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잡는 시간이었다.




호기심으로 신청했던 대구마라톤, 이제는 분명한 목표가 되다
대구마라톤은 사실 2025년 춘천마라톤을 뛰기 전, 호기심 반으로 신청해 두었던 대회였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진지하게 준비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난해 춘천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5년 춘천마라톤에서의 기록은 4시간 1분 48초. 목표로 했던 **서브4(4시간 이내 완주)**를 눈앞에서 놓쳤다. 숫자로 보면 1분 48초지만, 러너에게 그 시간은 결코 작지 않다. 결승선을 통과하던 순간의 허탈함과 아쉬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35k까지는 350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다리에 무리도 없었고 이대로만 가면 목표했던것 보다 훨씬더 좋은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38k부터 허벅지가 뻐근해 지더니 왼쪽 허벅지에 쥐가왔다. 여유가 좀 있던터라 조금 쉬었다가 다시 뛰니 뛸만했다. 목표는 달성하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40k가되니 쥐가 다시 올려왔고, 또 조금 쉬다 다시뛰니 이번에는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났다. 아마도 왼쪽에 쥐가 나서 오른쪽에 힘을 많이 줬던 탓인것 같았다.

포기 대신 다시 도전하기로 한 이유
춘천마라톤이 워낙 힘들었던 탓에, 대구마라톤을 취소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풀코스의 후반부에서 무너졌던 기억, 몸이 말을 듣지 않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다시 한 번 목표했던 시간을 달성해보자.”
그래서 대구마라톤은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보기로 했다.
코로나 이후 러닝의 시작과 대회 경험의 확장
러닝을 시작한 건 코로나 시기였다. 그때는 혼자 5km씩 가볍게 뛰는 것이 전부였다. 대회라는 건 먼 이야기였다. 그러다 2024년 카카오 10K 마라톤 래플에 당첨되면서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10km를 완주하니 자신감이 붙었고,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가 생겼다. 그렇게 대전 전마협에서 주최한 서구 하프마라톤에 도전했다. 하프마라톤을 뛰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풀코스는 도대체 어떻게 뛰는 걸까?”
풀코스를 경험하며 생긴 또 다른 욕심
하프 이후 풀코스를 준비하며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풀코스를 경험해보니,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고통 끝에 얻는 성취감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목표 기록을 향해 달려보기로 마음먹었다.
LSD 훈련의 변화, 이번에는 40km를 목표로
춘천마라톤 준비 당시에는 20km, 25km, 30km, 35km까지가 최대 LSD 훈련 거리였다. 이번 대구마라톤 준비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40km LSD를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해 들어 이미 20.26km를 한 번 달렸고, 오늘은 두 번째로 25km LSD 훈련을 마쳤다. 거리 자체는 익숙해지고 있지만, 몸의 반응은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하지정맥류 수술 이후 느껴지는 몸의 신호
작년 12월에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이후, 장거리를 달릴 때마다 수술 부위가 뻐근해지는 느낌이 있다.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신호다.
특히 오늘은 종아리가 유난히 뻐근했다. 이 상태라면 35km도 버겁고, 대구마라톤 당일에는 쥐가 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몸 상태를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내가 달리는 LSD 코스와 마라톤 준비 풍경
주로 달리는 코스는 천변을 따라 한밭수목원을 끼고, 신세계백화점을 지나 카이스트를 넘어 다시 돌아오는 길이다. 거리가 부족할 때는 한밭수목원을 몇 바퀴 더 돌거나 집 주변을 추가로 달린다. 한밭수목원에서는 지금 야외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을 운영중이다. 여름엔 아이들 놀기좋은 수영장, 겨울엔 스케이트 눈썰매장 참 살기좋은 도시 대전인듯 하다.





요즘은 확실히 마라톤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낀다. 몇몇 러닝 크루들이 한밭수목원과 천변 옆에 테이블을 두고 급수대를 설치해 훈련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런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극을 받는다.
새벽 러닝과 함께 그려보는 대구마라톤 당일
깜깜한 새벽에 집을 나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서서히 하늘이 밝아진다. 오늘도 해가 완전히 뜬 뒤에야 훈련을 마쳤다.
이런 새벽 러닝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구마라톤 당일을 떠올려본다.
대구마라톤에는 당일 대전역에서 KTX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확인해보니 2/12까지 예매가 가능해 1/20쯤 왕복 티켓을 미리 예매해둘 계획이다.
춘천마라톤 때는 거리가 멀어 춘천에서 친구와 1박을 했는데, 아무래도 잠자리가 불편하니 레이스에도 영향이 있었다. 이번에는 당일 이동이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
레이스 이후의 소소한 기대와 앞으로의 다짐
돌아오는 표도 함께 예매해둘 생각이다. 대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마 와이프가 해주는 맛있는 안주에 술 한 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될 것 같다. 그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동기부여가 된다.
최근에는 추운 날씨와 잦은 회사 회식으로 훈련이 다소 느슨해졌다. 하지만 오늘 LSD를 마치며 분명히 느꼈다.
훈련량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대구마라톤은 단순한 참가가 아니라, 다시 한 번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대구마라톤 : https://daegumarathon.daegu.go.kr/
대전에서 유명한 성심당 시루… 연말이 지나서 그런지 새벽에 출발할땐 건물밖 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ㅋㅋ 돌아오면서 보니 케이크 줄은 줄었는데 빵구매줄이 어마어마하다. 아무래도 주말오전이라 그런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