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는 42분이면 동대구역에 닿는다. 플랫폼에는 이미 러닝복 차림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동지들이라는 느낌이 왠지 든든했다.
이동 꿀팁:
대구마라톤 당일 SRT는 최소 3주 전 예약 필수 (당일 구매는 사실상 불가)
복귀편도 미리 예약할 것 (완주 후 서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나중에 후회했지만 4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복귀편을 촉박하게 예매해서 완주하고 쉬지도 못하고 다시 동대구역으로 향하고 이마저도 늦어 취소하고 다음 기차를 다시 예매한건 안비밀 ㅠ
4. 동대구역에서 대회장까지 – 지하철 + 셔틀버스 {#shuttle}
📸 – 동대구역 도착 사진 2026 대구마라톤 동대구역 도착
📸 – 동대구역 지하철 탑승 사진2026 대구마라톤 동대구역 지하철 이동
동대구역에서 대구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해 수성알파시티역으로 이동했다.
📸 – 수성알파시티역 내부 및 셔틀버스 대기 인파 사진2026 대구마라톤 수성알파시티 셔틀버스 대기
이른 아침임에도 셔틀버스 줄이 상당히 길었다. 그래도 버스가 계속 이어져서 출발하여 10분정도 기다려서 탑승할 수 있었다. 수성알파시티역 3개전부터는 마라톤 참가자들이 많아 더이상 사람들이 자하철을 탈 수 없었다. 다행이도 환승한 역에서 여유있게 탑승해서 무리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이동 경로 한눈에 보기:
대전역(SRT 6:30) → 동대구역 → 수성알파시티역 → 셔틀버스 → 대회장
5. 출발 전 날씨와 컨디션 {#weather}
📸 – 대회장 안내 푯말 사진2026 대구마라톤 대회장 안내 푯말
📸 – 출발 전 사진2026 대구마라톤 출발 전
2026 대구마라톤 당일 날씨는 예상보다 훨씬 따뜻했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무릎테이핑을 하고 우비를 입었는데, 우비는 입고 5분도 안되서 벗어 던져야할 날씨였다.
출발 시 기온: 7도 이상
낮 최고기온: 22도
4월 봄날씨라고는 해도 마라톤에는 다소 더운 편이다. 달리다 보면 체감온도가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이 기온 자체가 이미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래도 출발 전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긴장과 설렘이 반반 섞인 채로 스타트 라인에 섰다.
6. 2026 대구마라톤 레이스 후기 – 초반의 설렘, 중반의 붕괴 {#race}
초반 0~15km – 530 페이스, 컨디션 최상
출발 총성과 함께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갔다.
컨디션이 예상보다 좋았다. **킬로미터당 5분 30초(530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호흡이 안정적이었다. 15km를 넘어서면서는 자신감이 붙어 520 페이스까지 올렸다.
‘이번엔 진짜 서브4 될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보면 그 생각이 방심의 시작이었다.
중반 15~27km – 이상 신호
15km를 넘긴 이후에도 페이스는 잘 유지됐다.
하지만 몸은 서서히 거짓말을 멈추고 있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몸에서 열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 평소보다 땀이 많이 났고, 수분 보충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기분탓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급수대가 몇개 없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신이 없어 진실확인은 어려웠지만 ㅋㅋ
7. 27km의 벽 – 심박 190에서 내려오지 않다 {#wall}
2026 대구마라톤의 진짜 승부는 27km에서 갈렸다.
갑자기 심박수가 190을 찍더니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페이스를 **6분(600)**으로 낮췄다. 그래도 심박은 18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8분(800)**으로 낮췄다.
그제야 조금 내려왔지만 이미 다리에 묵직함이 몰려왔다. 속도를 다시 올리려 하니 쥐가 올라오는 느낌이 허벅지 안쪽부터 스멀스멀 올라왔다.
신기하게도 2025 춘천마라톤에서는 37km부터 쥐가 나기 시작했었다.
이번엔 27km, 무려 10km나 일찍.
그 차이가 바로 LSD 훈련 25km vs 35km의 차이였다.
지난 대회에서는 35km까지 훈련했기에 37km까지 버텼다. 이번엔 25km까지만 훈련했기에 27km에서 몸이 한계를 알렸다.
마라톤은 정말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8. 걷뛰걷뛰, 그래도 완주 {#finish}
28km 즈음, 코스가 동대구역 부근을 지났다.
잠깐, 진지하게 **DNF(Did Not Finish, 중도 포기)**를 고민했다.
다리는 말을 듣지 않고, 심박은 여전히 높고, 속은 살짝 메스꺼웠다. (중간에 응원하러 나온 분이 나눠주신 콜라 한 컵을 마셨는데, 달리면서 탄산음료를 처음 마셔봤더니 속이 뒤집혔다.)
그때 아이들과 한 약속이 떠올랐다.
“아빠, 꼭 완주해야 해.”
기록은 포기하기로 했다. 완주만 하자.
그렇게 마음을 바꿨더니 신기하게도 발걸음이 다시 앞으로 나갔다. 걷고, 뛰고, 다시 걷고, 조금 뛰고. 사람들이 말하는 걷뛰걷뛰를 30km 이후 내내 반복했다.
그래도 결국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 – 완주 후 메달, 로브, 러닝화 사진 2026 대구마라톤 풀코스 완주 메달과 로브
메달을 목에 걸고 완주자 로브를 두르는 순간.
그 감각은 아무리 힘든 레이스를 했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9. 이번 2026 대구마라톤에서 배운 것 {#lesson}
이번 대회를 통해 마라톤에 대해 다시 한번 명확히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다.
① 마라톤은 훈련한 만큼만 나온다
LSD를 25km까지만 했으면 27km에서 몸이 알아서 한계를 알린다. 요행은 없다.
② 날씨는 변수가 아닌 상수다
봄 대구의 22도는 마라톤에서 꽤 가혹한 조건이다. 기온에 맞춰 초반 페이스 전략을 수정했어야 했다.
③ 레이스 중 새로운 음식은 시도하지 않는다
콜라가 고마운 분의 선의였지만, 달리면서 처음 마시는 탄산음료는 독이 됐다. 레이스 중에는 익숙한 것만 섭취해야 한다.
④ 그래도 완주가 답이다
기록이 무너졌을 때 멈추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것. 그것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